청년 ISA, 정말 청년을 위한 제도일까? 연 2천만원 저축 가능한 청년이 얼마나 될까
청년 ISA, 정말 청년을 위한 제도일까? 연 2천만원 저축 가능한 청년이 얼마나 될까
안녕하십니까. 서윤포럼입니다.
정부가 청년들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세제혜택을 주면서 청년들이 장기간 돈을 모으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취지만 보면 반대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제도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오늘은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가 실제로 누구에게 더 유리한 제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 무엇이 달라지나?
정부가 발표한 생산적금융 ISA의 연간 납입한도는 2,000만원, 총 납입한도는 2억원입니다. 최초 계약기간은 3년으로 하고 일정 요건 아래 총 계약기간을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입니다.
특히 청년형은 일정한 소득요건을 충족하는 청년에게 납입액의 10%를 소득공제하는 혜택을 추가하는 방안입니다.
청년이 일해서 번 돈을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간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세제혜택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그 혜택을 실제로 얼마나 많은 청년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느냐입니다.
연 2천만원이면 매달 약 167만원이다
연간 한도 2,000만원을 12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약 167만원입니다.
기사에서 인용한 국무조정실의 '2024년 청년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의 세전 월평균 소득은 266만원입니다. 청년 취업자 비율도 67.7%였습니다.
세전 월급 266만원을 받는 청년이 매월 167만원을 ISA에 넣는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까요?
월세와 관리비를 내야 합니다. 식비와 교통비, 통신비도 필요합니다. 여기에 학자금대출이나 다른 부채가 있다면 실제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더욱 줄어듭니다.
서윤포럼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청년형 ISA의 취지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청년들이 장기간 투자해 자산을 만들도록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충분히 의미 있는 정책입니다.
그러나 정책은 취지만 좋아서는 안 됩니다. 실제 국민의 생활 속에서 작동해야 합니다.
1년에 3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청년과 2,000만원을 투자할 수 있는 청년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청년'이지만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은 크게 다릅니다. 납입액에 연동되는 소득공제라면 투자 여력이 큰 청년이 절대금액 기준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여유자금이 많은 청년일수록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구조라는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2억원을 못 넣으면 혜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는 기사의 주장도 한 가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ISA의 총 납입한도가 2억원이라고 해서 반드시 2억원을 모두 넣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간 300만원이나 500만원을 투자하는 청년도 실제 납입한 금액과 운용수익 등에 따라 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연 2천만원씩 10년 동안 2억원을 넣을 수 없는 청년에게 ISA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단정한다면 그것 역시 지나친 해석일 수 있습니다.
제가 보는 핵심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같은 청년이지만 출발선은 전혀 다르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주거비 부담이 거의 없고 연봉 6천만원을 받는 청년과 월 250만원을 벌면서 매달 월세를 부담하는 청년을 생각해보겠습니다.
둘 다 '청년'입니다. 하지만 저축과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은 완전히 다릅니다.
첫 번째 청년은 매년 ISA 한도를 상당 부분 채우면서 세제혜택과 장기투자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반면 두 번째 청년에게는 한 달 20만~30만원을 투자하는 것조차 상당한 부담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비정규직이나 계약직 청년에게는 10년이라는 시간 자체가 부담일 수 있습니다. 현재 직장이 몇 년 뒤에도 유지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장기간 일정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진짜 평범한 청년을 위한 ISA라면?
저는 이 부분에서 정책 설계를 조금 달리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많이 넣을 수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계속 키워주는 것보다, 적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저축하는 청년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식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일정 납입금까지는 공제혜택을 상대적으로 높이고,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추가 혜택의 증가폭을 줄이는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월 20만원을 저축하는 청년에게 그 돈은 단순한 여유자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외식을 줄이고, 사고 싶은 것을 참으면서 마련한 돈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ISA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조금 더 근본적으로 생각해보겠습니다.
청년들이 돈을 모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좋은 투자상품이 없어서일까요?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청년에게 부족한 것은 투자상품보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충분한 소득일 수 있습니다.
월급을 받아 월세와 생활비를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청년에게 “세금 혜택이 좋은 투자계좌를 만들었으니 장기간 투자하라”고 권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습니다.
ISA는 청년 자산형성에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계좌에 넣을 돈을 벌고 남길 수 있는 환경이 먼저 필요합니다.
결국 청년형 ISA는 누구에게 가장 유리할까?
서윤포럼의 판단은 이렇습니다.
따라서 제도의 성패는 2억원이라는 큰 한도를 만들어 놓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월 20만원, 30만원밖에 저축하지 못하는 청년도 몇 년 뒤 “이 제도 덕분에 자산을 조금이라도 더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청년정책의 기준은 가장 여유 있는 청년이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평범한 청년도 그 혜택에 실제 손을 뻗을 수 있느냐가 되어야 합니다.
첫 번째 발판을 누구나 밟을 수 있는 높이에 놓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것이 청년형 생산적금융 ISA를 바라보는 서윤포럼의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