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빵 35만 개 팔렸다는데…20대는 정말 책을 많이 읽을까

 

민음사빵이 출시된 뒤 편의점에서 빵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관심이 커졌습니다. 문학 작품 제목을 붙인 빵에 랜덤 책갈피까지 더해지면서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취향 상품’처럼 소비됐습니다.



특히 이 현상을 두고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책과 문학을 어렵고 지루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이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민음사빵이 이렇게 많이 팔렸다는 사실이 실제 독서 인구의 증가를 의미하는 걸까요?

저 역시 최근 1년 동안 종이책을 읽기는 했지만 읽은 책은 1~3권 정도였습니다. 책을 고를 때도 유행이나 굿즈보다는 내용과 주제, 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더 중요하게 보는 편입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시간이 부족해서 미뤄지는 경우가 있었고, 예전과 비교하면 최근 독서량도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민음사빵 열풍을 보면서 ‘요즘 20대가 책을 많이 읽는다’는 말보다는 독서에 대한 관심과 실제 독서량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게 됐습니다.

민음사빵, 왜 이렇게 빨리 팔렸을까

GS25는 민음사와 협업해 2026년 8월 21일 문학 콘셉트의 베이커리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가 먼저 출시됐고 이후 ‘오만과 편견’, ‘나쁜 소년이 서 있다’가 추가됐습니다.

출시 닷새 만에 10만 개가 판매됐고, 처음 출시된 두 제품은 GS25 빵류 매출 1위와 2위에 올랐습니다. 제품 안에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과 시집을 활용한 책갈피 20종이 무작위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소재로 한 상품을 소비하는 경험’입니다. 어떤 책갈피가 들어 있을지 모르는 랜덤 요소와 여러 디자인을 모으고 싶은 수집 욕구가 구매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GS25 측도 문학 콘텐츠와 소장 가치가 있는 굿즈를 결합하고, 최근 확산하는 텍스트힙 트렌드에 맞춰 상품을 기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민음사빵의 판매량을 곧바로 ‘책을 읽은 사람의 수’로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빵을 구매한 사람이 책갈피를 모으기 위해 구매했는지, 실제 작품에 관심이 생겨 책을 읽었는지는 판매량만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대 독서율은 높은데, 왜 독서량은 다른 이야기를 할까

여기서 조금 의외의 통계가 등장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5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서 성인 전체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38.5%였습니다. 반면 20대의 종합독서율은 75.3%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고, 2023년보다 0.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만 보면 ‘20대는 역시 책을 많이 읽는 세대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독서율은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독서율이 높다는 것과 책을 여러 권 꾸준히 읽는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통계청의 2025년 사회조사를 보면 20~29세의 1인당 평균 독서권수는 9.4권이었습니다. 30대는 8.1권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수치를 보면 20대의 독서 활동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만으로 독서 시장이 활발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저 역시 비슷한 간극을 느낍니다. 최근 1년 동안 종이책을 읽었고 책을 구매하기도 했지만, 실제 독서량은 1~3권 정도였습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시간이 부족해 미루게 되고, 예전보다 독서량도 줄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라기보다 책을 읽을 시간이 부족한 것이 더 현실적인 문제로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읽는 사람’과 ‘책을 소비하는 사람’ 사이

민음사빵 열풍이 흥미로운 이유는 바로 이 지점에 있습니다.

문학 작품의 제목을 보고 빵을 사고, 책갈피를 모으고, SNS에 사진을 올리는 행동은 분명 책과 문학에 관심을 갖는 하나의 방식입니다. 반드시 나쁘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오히려 평소 책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 상품을 계기로 작품명을 접하고, 이후 실제 책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민음사빵처럼 대중적인 상품과 문학을 연결하는 방식이 독서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책을 소재로 한 상품을 소비하는 것’과 ‘책을 실제로 읽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책 표지를 좋아하고 책갈피를 모으는 것과 한 권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은 시간과 노력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민음사빵의 판매량만 가지고 독서 열풍이 시작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이 관심이 실제 독서로 이어지는지를 별도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15만 명, 그런데 출판시장은 회복됐을까

이런 현상은 민음사빵 하나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닙니다.

2026 서울국제도서전은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열렸고, 주최 측 추산 약 15만 명이 방문했습니다. 개막 첫날부터 오픈런이 이어질 정도로 관심이 컸고, 굿즈와 출판사 부스에도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하지만 도서전 방문객이 늘었다는 사실 역시 곧바로 출판시장 전체의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책을 구매하거나 행사와 굿즈를 경험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과 지속적으로 책을 읽는 독자의 규모는 별도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역서점의 상황을 보면 다른 모습도 나타납니다. 2024년 지역서점 실태조사에서는 전국 지역서점이 2022년 2,716곳에서 2024년 2,331곳으로 385곳, 약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한쪽에서는 책과 관련된 행사가 사람을 모으고 굿즈가 인기를 얻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실제 책을 판매하는 지역서점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관심’과 ‘책을 지속적으로 읽고 구매하는 시장’이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텍스트힙은 의미가 없을까

그렇다고 텍스트힙을 단순히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의 유행’이라고 볼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저처럼 실제로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책을 고르는 과정에서 표지나 디자인, 다른 사람들의 리뷰, SNS에서 접한 문장이 관심을 끄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관심으로 시작했다가 실제 책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책을 선택할 때도 단순히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보다는 내용과 주제, 그리고 다른 독자들의 리뷰를 중요하게 보는 편입니다. 이런 점에서 텍스트힙 역시 책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입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관심이 계속 이어지려면 결국 실제로 읽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민음사빵을 보고 문학 작품에 관심이 생기는 것과 그 작품을 실제로 읽는 것 사이에는 ‘시간’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텍스트힙의 의미를 판단할 때는 굿즈 판매량이나 행사 방문객 수만 보는 것보다 그 이후 사람들이 실제로 책을 얼마나 읽고, 다시 책을 구매하고, 서점을 찾는지까지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민음사빵 열풍을 보며 생각한 것

민음사빵의 인기는 분명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빵에 문학을 입히고 책갈피를 랜덤으로 넣으면서 평소 책을 가까이하지 않던 사람에게도 작품 이름을 노출시켰습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소비자의 관심이 상당했다는 점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민음사빵 35만 개 판매와 독서 인구 35만 명 증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 역시 최근 1년 동안 책을 읽었지만 1~3권 정도였고, 종이책을 고를 때는 내용과 주제, 리뷰를 중요하게 봅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시간이 부족해 미루는 일이 있고, 예전보다 독서량도 줄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열풍을 보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책을 다시 많이 읽기 시작했구나’라고 단순하게 결론 내리기보다는, 책을 좋아하고 책에 관심을 갖는 문화가 커지고 있는 것과 실제 독서량이 늘어나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텍스트힙이 진짜 독서 열풍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사람들이 굿즈를 얼마나 많이 사느냐보다, 그 굿즈를 계기로 실제 책을 얼마나 펼쳐보느냐에서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을 소비하는 문화가 커지는 것과 책을 읽는 문화가 커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닙니다. 민음사빵 열풍이 진짜 독서 열풍의 시작인지 판단하려면, 이제는 ‘몇 개가 팔렸는가’보다 ‘그 뒤에 몇 권의 책이 실제로 읽혔는가’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 이 글은 공개된 통계와 보도자료, 관련 기사를 바탕으로 개인적인 독서 경험과 관점을 덧붙여 작성했습니다. 통계상 ‘독서율’은 실제 독서량과 동일한 의미가 아니므로 두 지표를 구분해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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